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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도 “응급실은 생명선” 성명
국감서 청장 대행 해명이 논란 키워
의료사고 수사방식 재검토 목소리
서울시의사회는 13일 성명을 내고 “경찰의 무리한 압수수색과 국정감사에서 이를 정당화한 경찰청장 직무대행의 해명에 강한 분노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같은 날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중증질환자에게 응급실은 생명선”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은 소아응급실을 지킬 명확하고 단호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전날 “과잉·실적 수사를 합리화하려는 경찰의 변명은 필수의료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을 모욕하고 소아응급의료의 숨통을 끊어놓고 있다”며 경찰 측 주장을 반박하는 성명을 냈다.
박수현 소아응급의학회 공보이사는 통화에서 “실제로 사직서를 내는 의료진이 나왔고,학회 내부에서는 소아응급의료센터를 반납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며 “사직한 의료진을 대신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 남은 의료진의 부담이 커지고 결국 센터 자체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의료계는 이번 압수수색을 수사기관이 응급의료 현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벌어진 일로 보고 향후 절차 개선을 기대했다.하지만 경찰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자의무기록(EMR)의 위변조 우려가 있어 강제수사가 필요했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게 의료계 설명이다.
의료계가 가장 납득하기 어렵다고 보는 대목은 경찰이 EMR 위변조 가능성을 압수수색의 근거로 든 점이다.대형병원에서는 진료기록을 고치거나 추가하면 누가 언제 수정했는지 전산에 남는다.이 기록은 병원 전산팀이 별도 관리하므로 의료진 개인이 임의로 조작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찰의‘압수수색이 17분에 불과했던 만큼 진료 방해는 없었다’는 언급도 의료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해당 의료진에 따르면 경찰은 응급실 현장에서 당직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박 이사는 “EMR 기록 확인이 필요했다면 전산실 로그를 확보하면 될 일인데 진료 공간까지 들어와 압수수색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의료계의 거센 반발 배경에는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고가 지목된다.당시 의료진은 구속수사와 약 5년에 걸친 법적 다툼 끝에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아파트 경매 방법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겪은 부담과 낙인이‘트라우마’로 남았다.한 응급의학계 관계자는 “의료진 입장에선 압수수색이 이후 강도 높은 형사수사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누적돼 온 고소·고발에 대한 부담이 이번 압수수색을 계기로 터져 나왔다는 분석도 있다.응급실은 중증·사망 위험이 높은 환자가 몰리는 만큼 의료진이 사망 사건을 접하는 빈도가 높고,소아응급은 여기에 보호자 민원과 의료분쟁 부담까지 큰 분야로 여겨진다.
의료계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의료사고 수사 방식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이형민 대한응급의사의학회장은 “의료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을 어디까지 형사사건으로 볼 것인지,고소·고발이 곧바로 강제수사로 이어지는 구조가 적절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